이사했다.
기찻길이 보이고 넓고 깨끗하다.
근데 너무 낯설고 어색해서 어떻게 어디에 있으면 좋을지 약간 당황했다.
아직 자리잡지 않은 짐들과 똑같은 신세
빛이 잘 들어와 빨래가 잘 마른다.
세탁기를 돌리고 책상에 앉아 이것저것 공부하고 음악 듣고 하다보니 아 집에선 이렇게 있는거지 싶었다.
해가 지니 또다시 어색해져서 그냥 나와버렸다.
마트가서 북적북적 장난감 고르는 사람들에 치이다 집에 돌아오니 평안했다. 집에게 고마웠다.
가끔 들리는 기차소리가 불편하진 않을까 했는데 오히려 세상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낯선 공간 속에 있다고 해서 무슨 일이 있는게 아니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 좋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