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2014/03'에 해당되는 글 1건

  1. 2014.03.09 20130309

20130309

2014. 3. 9. 23:21 from 카테고리 없음

 

 

 

눈 떠 보니 눈이 미칠듯이 따가웠다. 가시가 눈 안을 굴러다니는 것 같았다.

아프면 병원 간다는 개념이 탑재가 안 됐는데도 눈은 무서워서 바로 안과 찾아가게 되더라.

가서 안구사진 찰칵, 눈동자 위로 가로줄 쫙 있는 거 보니 이게 뭔가 싶었다. 각막이 찢어져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한테 왜 이런거에요? 라고 했더니 무슨 이벤트가 있었는지는 모르죠, 라는데 아 착하게 살아야겠다 싶더라.

 

면허 시험 볼 때 쯤이었으니 작년 이맘때 일텐데, 이젠 눈 떠 보니 목소리가 안 나온다.

시트콤 인생 언제 막을 내리려나. 이비인후과 갔더니 또 무슨 이벤트가 있었는지는 의사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이젠 왜 그런지 묻지도 않았다. 그걸 알면 이 분이 여기서 의사선생님 안 하고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.

 

택시를 타도 행선지를 말할 수 없고 주문하는 데 알바생의 걱정 어린 멘트까지 받고

누군가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정말 말 못하는 건 참 끔직한 일이었다.

 

아직도 소리는 안 나오는데 내일 자고 일어나면 아무렇지 않게 내 목소리 찾겠지 하고 있다.

 

요즘 더없이 행복할 수 없구나 하면서 살고 있었다. 예쁨 받아면서 좋은거 다 표현하고 말하면서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 갑자기 내 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린 느낌이다. 사실 야근도 잦았고 술도 좀.. 자주 먹어서 내 건강을 과신하고 막 놀았던 거 같기도 하다.

 

호강받은거 남겨놓고 싶어서 글 쓰기 시작한건데 결국은 반성이다.

 

나 만날때 맛있는 빵 사오고

아침에 눈뜨니 내가 보고 싶었던 사진전 티켓 보내주고

필요한 거 있으면 바로 뛰어가서 사오고

밥 잘 안챙겨먹는 거 알고 아침까지 맛있게 만들어오는 분이랑 주말마다 만나는게 행보캐.

 

 

Posted by somego :